§ 시인들이 사랑하는 생명과학자의 평생에 걸친 생명 수업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동고비와 함께한 80일》, 《까막딱따구리 숲》 등 세 권의 새 번식 생태 관찰기를 잇따라 출간하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딱따구리 전문가가 된 김성호 서남대학교 교수의 생태 에세이 《나의 생명 수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20여 년 동안 지리산과 섬진강을 지척에 둔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은 생명들의 다채로운 모습과, 그들에게 배운 소박하고 진실한 삶의 진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생명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방학의 대부분을 보낸 시골 외가에서의 생활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사실 평생에 걸쳐 생명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150여 컷의 수준 높은 생태 사진은 살아 있는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명뿐 아니라 백령도 점박이물범, 비무장지대의 산양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생명들의 생생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안도현, 김용택 등 국내 대표적인 시인들이 추천사에서 언급했듯이 과학적 지식과 시적 감성이 뛰어나게 어우러진 독보적인 생태 에세이다.
§ 예리한 관찰력과 아름다운 감수성으로 전하는 우리 땅 생명들의 다채로운 모습
흔히 현장에서 관찰과 조사를 주로 하는 과학자들은 보고서 형태의 글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글솜씨가 좋은 과학저술가는 현장 활동보다는 논문 수집이나 강연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성호 교수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도 시인들이 인정할 정도로 유려한 글쓰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자는 무식할 정도로 끈질긴 관찰과 조사,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결합해 독자들이 알고 있던 지식보다 더 큰 지식과 감동을 전달한다. 독버섯인지 아닌지 밝히기 위해 직접 식용 불명 버섯을 먹어보았던 경험담은 생명과학자로서의 저자의 자세를 잘 드러내준다. (172쪽, 〈독버섯은 나쁜 버섯일까〉)
사실이 아닌 것은 기록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것은 확신하지 않는 저자의 자세는 날카롭고 까다로운 과학자의 모습을 연상시키지만, 시인 못지않은 감수성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울리기도 한다. 똑같아 보이는 것에서도 다름을 발견하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저자의 남다른 시선이 빚어낸 결과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 사는 생명들도 만날 수 있다. 백령도 점박이 물범, 비무장지대의 산양은 ‘우리나라의 야생에도 이런 동물들이 사는구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보기 어렵지만 엄연히 우리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다. 우리나라 방방곡곡 발품 들여 어렵게 찍은 귀한 생태 사진들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생명체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해준다.
§ 친구가 되고,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기쁨
저자가 ‘생명 수업’을 통해 자연의 벗들에게 배운 것은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이나 환경 파괴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자연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무심한가를 깨닫게 해주고, 진실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우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식지를 공유하는 피라미와 갈겨니에게서 양보의 미덕을 배우고, 때가 되면 씨앗을 버릴 줄 아는 식물들에게서 비움의 미학을 깨우친다. 나무에 붙은 목이버섯에게서 귀 기울여 듣는 삶을, 햇살을 다 가리는 쪽동백을 탓하지 않고 오롯이 꽃을 피워낸 골무꽃에게서 희망의 싹을 발견한다.
특히 저자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인간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들까지도 고스란히 배울 수 있다. 저자는 버섯과 친구가 되려면 ‘버섯보다 많이 큰 내가 먼저 버섯의 높이로 땅에 엎드리면 된다’고 말한다. 남이 나에게 맞출 것을 강요하지 말고 내가 먼저 상대방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 이것은 관계 맺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눈높이를 맞춰 친구가 되었다면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가장 바른 길임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썩은 물도 바꾸어놓는 수련처럼 어수선한 세상을 조용히 바꾸어놓을 우직한 힘을 지닌 이 책은 그동안 읽을 만한 생태교양서가 없어 아쉬웠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목차
1 눈을 맞추면 친구가 된다
다가섬의 변화 / 생명이 있음을 알리는 흔적들 / 깊은 산속 옹달샘 / 노란 병아리 까만 병아리 / 동물들의 숨은그림찾기 / 자면서 세상을 바꾸는 꽃 수련 / 함박꽃나무가 웃는 날 / 각시붕어와 말조개가 사는 법 / 매실마을에는 매실만 익는 것이 아니다 / 물에 생명이 깃들다 / 버섯의 벗이 되려면 / 도시에 사는 닭의장풀 / 비 오는 날의 소박한 행복 / 씨앗의 생명 여행
2 무식하게 사랑하라
들꽃의 의연함 / 박쥐나무를 만난 날 / 새의 세계에 빠져들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 마지막 자존심 / 연꽃에 어린 기억 /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보낸다 / 은사시나무 숲의 축복 / 독버섯은 나쁜 버섯일까 / 바다 한복판에서 만난 친구들 / 간섭 / 멧돼지는 골칫거리? / 추락한 하늘의 제왕 / 살아 있는 자연화석 산양 / 골무꽃에게 배운다
3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나무에 달린 귀 / 가시방석이 편한 참개구리 / 수박서리와 손버릇 / 조계산 곰보버섯은 부처님 버섯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가시연꽃에 대한 예의 / 끈끈이주걱이 가르쳐주는 것 / 피라미도 할 줄 아는 양보 / 논을 떠난 생명들 / 나비야 나비야 / 다시 시작하는 시간
도서명 | 나의 생명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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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성호 |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
출간일 |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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