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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토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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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재판, 소년사건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담다

소년재판 담당 법관의 문제의식이 낳은 책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류기인 부장판사는 1년간의 소년부 업무를 마칠 즈음, 소년재판 및 보호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관심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품게 되었다. 소년재판 담당 법관으로서 비행 청소년에 관한 우리 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이 생각보다 크고 깊은 현실에서, 한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년사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줄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소년재판, 소년사건에는 담당 판사 한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기관과 관계자가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법원 소년부 참여관과 조사관, 청소년회복센터 관계자와 정신심리전문가 국선보조인 등 모두 하나같이 부모보다 더 가까이 밀착해 보호소년들을 만나고 아이들의 속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울고 웃는 이들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 사회의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 실태를 입체적으로 알아 가려면, 오랫동안 위기 청소년들과 함께해 온 소년사건 관계자들의 관점과 목소리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들 관계자는 아이들 곁에서, 곁이 되어 줌으로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이들의 숨겨진 아픔과 속내를 비로소 맞닥뜨린다. 소년재판에 관해 좋은 책이 이미 여러 권 나와 있음에도, 류 판사가 굳이 다양한 현장 관계자의 관점과 목소리를 담은 책을 기획하고 집필에까지 적극 참여한 이유가 여기 있다.

격리‧배제 아닌, ‘곁’이 되는 책임의식으로
“제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런 가정에서 생활하게 만든 엄마, 아빠가 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니에요? 제대로 양육하지도 않는 부모는 아무렇지 않은데, 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제가 벌을 받아야 해요?”(190쪽)
수시로 소년재판을 받다가 결국 소년원 처분을 받게 된 아이가 항변하는 이 말을 철딱서니의 단순한 원망으로 듣고 지나칠 수는 없다. 어떤 아이라도 폭력과 학대, 무관심과 방임, 외로움과 두려움, 배고픔 가운데서 성장기를 보내고 있다면, 이는 명백히 어른들의 책임이다. 그런 성장 환경을 스스로 선택할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문제가 생기면 근본 원인을 살피고 성찰하기보다는 문제가 된 사안 자체를 하나씩 가능한 빨리 제거하거나 수습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격리와 배제로 담장이나 격실에 철통같이 가두는 방안이 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이런 접근으로는 결국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악화하여 악순환의 무한반복에 갇히고 만다. 소속 기관과 업무, 삶의 배경이 저마다 다른 열여섯 저자들이 일관되게 ‘비행 청소년을 우리 곁에서 단호히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이유다. 저자들은 우리의 곁을 내주고 우리가 곁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비행 청소년,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범법 행동을 하는 소년들 대부분은 알고 보면 잘못을 저질러 놓고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후회하는 미숙한 아이들이다. 범법 행동은 분명 잘못이고, 본인이 대가를 치르고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그 아이 자체를 잘못된 존재로 보고 거부해서는 안 된다. 비행 소년을 거부하고 손을 놓아 버렸을 때 그 소년이 또래들까지 더 큰 범죄에 끌어들이며 함께 집단화·흉포화하는 사례도 보게 된다.”(234-235쪽)

‘추천사’에서부터 ‘부록’까지, 길고 깊은 울림
이 책 추천인 가운데는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및 공저자 한 명과 인연이 깊은 이가 있다. 자신을 가리켜 “소문난 골칫거리”라고 말하면서 ‘비행을 멈추지 않아 결국 장기 소년원 처분을 선고받았다’고 밝히는 그에게서, 추천사 부탁을 받고 나서 12시간 동안 모니터만 바라보며 고민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과연 자격이 있는 걸까, 내가 쓰는 추천사가 도리어 마이너스가 되면 어쩌나, 쓴다고는 했는데 무슨 말을 써야 하나…. 고민이 길고도 깊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추천사 지면을 빌려 창원지법 소년부와 이 책 공저자들에게 남긴 감사 인사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늘 혼자라는 생각으로 두려움에 갇혀 살던 저희 곁을 묵묵히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슴으로 낳아 마음으로 키워 주신 당신들의 조건 없는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비록 조금 느리지만 언젠가 세상에 꼭 베풀 수 있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9쪽)
이 책 말미에는 대표저자인 류기인 판사가 기획하고 진행해 온 ‘보호소년들과 함께하는 걷기학교’ 이야기가 세 편 나온다. 걷기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뿐 아니라, 걷기학교에 참여한 아이들과 멘토들의 간략한 소감도 함께 실려 있다. 아울러, 류 판사가 보호소년과 함께 8박 9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도보여행을 하며 대화의 시간을 보낸 ‘올레길 도보여행’의 생생한 장면들도 담겨 있다.

 

 

▶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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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인 판사

앉으나 서나 보호소년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판사로, 매달 2백 건씩 쏟아져 들어오는 소년보호사건 기록에 파묻혀 지낸다. 안타까운 환경에서 비행의 길로 내몰린 보호소년들이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늘 기도하면서, 보호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곁에서 함께 걷고자 ‘걷기학교’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한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년보호재판 실태를 알리고 보호소년에 대한 공동체적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책을 기획하고 함께 글을 썼다. 

 

▶ 강연 일시

2024.12.19(목) 오후 7시

 

▶ 장소

진주문고 본점 2층 여서재(평거동)

 

▶ 참가비

예약비 5천원, 도서 1권 구매 필수

 - 사전 / 현장 구매 모두 가능합니다.

 - 예약하시분은 참가시 진주문고 도서교환권 5천원을 드립니다.

 - 입장시 서점원에게 도서를 보여주세요.

 

* 프로그램 2일 전 취소 시 100% 환불해드립니다.

* 1일 전 취소 시 진주문고 도서교환권이나 홈페이지 적립금으로만 환불해드립니다.

* 당일 취소 혹은 불참 시 예약비는 돌려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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