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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소서.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무엇보다 저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 라인홀드 니부어, 「지혜를 구하는 기도」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 이문재, 「오래된 기도」중에서
기도로 마음을 여는 이들에게
신록의 숲이 되어 오시는 주님
제가 살아 있음으로 살아 있는
또 한 번의 새날을 맞아
오늘은 어떤 기도를 바쳐야 할까요?
제 작은 머릿속에 들어찬
수천 갈래의 생각들도
제 작은 가슴속에
풀잎처럼 돋아나는 느낌들도
오늘은 더욱 새롭고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도
함께 살아가는 이들도
오늘은 더욱
가깝게 살아 옵니다
- 이해인, 「오늘을 위한 기도」중에서
‘하늘에 계신’이라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아들딸로서 살지 않으면서.
- 「우루과이 한 성당 벽에 쓰인 기도문」중에서
마음이 답답한 자여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새파랗게 벗어진 유리알 하늘이
그대 마음문을 열어주리라
마음이 고픈 자여
어둠을 빠져나와 들판을 거닐어 보라
그분의 오묘한 사랑의 손이
머리 숙인 벼 이삭 알알이 빛나게 하고
그대 마음도 황금빛 사랑으로
넘치게 하리라
- 김지향, 「마음이 답답한 자여」중에서
도서명 |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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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문재 |
출판사 | 달 |
출간일 |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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