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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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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토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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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손보미의 첫 단독 에세이
이 불가해한 세계를 끌어안는 그만의 방식
아무튼, 미드 이야기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등 국내의 굵직한 문학상들을 휩쓸며 자기만의 고유한 작품 스타일을 구축해온 소설가 손보미의 첫 단독 에세이.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 예순여덟 번째 책으로, 그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미드(미국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지금껏 발표한 소설들과는 다른 사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작가의 미드 사랑은 2004년 미국 ABC에서 처음 방영된 〈로스트〉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미드에 대한 기억은 훨씬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후 TV를 켜면 흘러나오던 〈탐정 몽크〉, 〈베벌리힐스의 아이들〉, 〈케빈은 열두 살〉 같은 외화 시리즈물이 그것이다. OTT 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전혀 없던 시절, 어렵게 구해서 본 〈섹스 앤드 더 시티〉나 〈퀴어 애즈 포크〉, 〈프렌즈〉 속 세상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그 당시 내가 미드를 보며 가장 놀라웠던 것 중 하나는 주제나 소재의 방대함이었다. 한계선이 없는 것 같았다. 정치, 연애, 성 정체성, 유사 가족, 기타 등등, 아주 보수적인 입장부터 아주 급진적인 입장까지.”
미드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유독 낯을 많이 가리던 그의 성격에도 변화가 생긴다. “미드 때문에 낯선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트위터에서 #미드당 활동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러한 크고 작은 변화들은 훗날 그의 소설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모든 게 너무 좋아해서 생긴 일이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휴방에 들어간 동안에도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고, 감독과 배우들에 대해서 열렬히 관심을 가진 첫 번째 미드는 〈로스트〉였다. 〈로스트〉는 실제로 내 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그중 하나는 그 드라마 덕분에 내가 스윙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로스트〉의 한 에피소드에 나온 음악이 좋아서 찾아보다가 ‘스윙재즈’라는 장르를 알게 되었고, 그 장르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스윙댄스’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찾아간 동호회를 시작으로 나는 6년 넘게 춤을 췄고, 「그들에게 린디합을」이라는 소설을 썼다. 그리고 그 소설은 내 첫 소설집의 표제작이 되었다.”

미드, 손보미 유니버스를 완성하는 하나의 퍼즐 조각
열네 편의 미드 그리고 그 안에서 영원히 살아 있는 이름들

작가는 미드가 지닌 수많은 매력 중에서도 “소설이 그렇듯” 우리 삶을 재현하는 방식으로서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드라마 속 세상에서 번번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기발한 설정도 자극적인 사건도 아니다. 그 안에서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하나같이 어쩔 수 없는 결핍이나 결함을 지닌, 너무나도 인간적인 그들은 결국 현실의 우리 모습으로 포개지고 번져간다.

“어쩌면 사람들이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누군가가 보낸 시간을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드는 것. 책장을 펴거나 혹은 드라마를 재생시키면 언제나 거기에 그들이 있다. 좋은 날, 슬픈 날, 씻을 수 없는 상처, 복구할 수 없는 실수들과 무너지는 마음, 서로에게 내미는 손, 그리고 또다시 시작되는 좋은 날, 슬픈 날, 씻을 수 없는 상처, 복구할 수 없는 실수들, 무너지는 마음, 또 내미는 손…. 그들은 그런 식으로 글자 속에, 화면 속에 영원히 머물러 있다. 영원히 살아 있다. 어쩌면 그게 내가 어떤 드라마들을 반복해서 보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Everybody lies. 〈하우스〉의 주인공 닥터 하우스의 유명한 대사이다. ‘모든 인간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통렬한 명제 아래에서 이 불가해한 삶의 끝은 절망일 수밖에 없다고 느끼지만, 작가 손보미는 악인이든 범인이든 저마다의 이유로 부족하기 짝이 없는 미드 속 등장인물들에게서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할 희망의 기미를 읽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미드’는 지금의 그를 만든 하나의 퍼즐 조각이며, 이 책은 ‘손보미 유니버스’로 들어가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그가 들려주는 열네 편의 미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기 삶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또 우리가 끝끝내 서로를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생의 작은 비밀들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이 우연이 아니라 살아남은 게 우연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사로잡혀 있던 적이 있다.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을 출간한 후 나는 어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순전히 뽑기를 잘해서 살아남은 거라면, 우리의 삶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그 당시 나는 그걸 알고 싶어서 소설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고백건대 그게 진실된 대답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많은 이가 이미 말한 바 있다. 그게 바로 누군가 소설을 쓰고 누군가 여전히 소설을 읽는 이유라고. 불가해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공백이 있다. 아무리 무언가를 읽고 쓰더라도 우리는 신, 혹은 자연의 뜻을 알 수 없다. 〈트윈 픽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아무리 이름을 붙인다 해도 남아 있는, 뻥 뚫린 구멍의 세계. 예측할 수 없는 일투성이인 세계.”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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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기쁨』, 산문집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등이 있다.

▶ 일시

2024.08.16(금) 오후 7시

 

▶ 장소

진주문고 본점(평거동) 2층 여서재


▶ 참가비

도서 1권 포함 2만원, 미포함 1만원, 청소년 무료

 

▶ 참가신청

진주문고 홈페이지

 

 

* 프로그램 2일 전 취소 시 100% 환불해드립니다.

* 1일 전 취소 시 진주문고 도서교환권이나 홈페이지 적립금으로만 환불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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