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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1933년 팔레르모의 한 호텔에서 유언장과 더불어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까지, 레몽 루셀은 작품을 발표하는 족족 세간의 야유와 조롱에 휩싸여 신경증에 시달리던 무명 작가였다.
막대한 유산 덕에 감히 상상도 못할 사치와 풍요로 제 인생 자체를 초현실적 작품으로 가꿔낸 희귀 작가 루셀.
세상은 그가 죽은 어머니를 방부처리하고 관뚜껑에 유리창을 내어 마지막 순간까지 두고두고 그 얼굴을 봤다든가, 로마를 지날 때면 교황과 무솔리니마저 혹할 정도로 살롱과 침실과 부엌은 물론 운전수와 하인들 방까지 갖춘 대형 캠핑카 같은 이동식 주거차량을 끌고 다녔다든가, 동성애자 정체성을 눈속임하기 위한 알리바이로 죽기 전까지 샤를로트 뒤프렌과 어딜 가든 동행했다든가, 세상에 없는 글자 하나를 인쇄해내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식자공에게 지불해 책을 제작하게 했다든가 하는 것들에 더 눈을 흘겼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그는 생전에 어느 누구보다 문학에 제 삶을, 정신을, 부를 탕진한 작가였다.
초현실주의자와 다다이스트, 누보로망 및 울리포 작가들, 구조주의자와 해체주의자들에게, 루셀의 작품은 영감과 사유의 촉매제였다.
푸코가 전기를 바친 유일한 문학인, 전대미문의 글쓰기 모험을 펼치는 꿈 공화국의 언어기계 루셀.
이 책은 루셀의 대표 걸작으로 꼽히는 <아프리카의 인상>(1909)과 그 글쓰기 기법이 소상히 적힌 <나는 내 책 몇 권을 어떻게 썼는가>(1935)를 함께 묶은 판본이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글들로, 이번 판본을 기회로 삼아 한국 독자들은 그간 푸코나 블랑쇼나 뒤샹 등 유명인사들의 휘황찬란한 말 속에서 전설처럼 들려오던 루셀 문학세계의 아우라를 구체적인 독서로 체험해볼 수 있게 되었다.
도서명 | 아프리카의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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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레몽 루셀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간일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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