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을 즐겁게 감상하는 것을 넘어, 더 깊이 있는 예술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더럭 겁이 난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는 건 어떨까? 100페이지 정도로 얇은 책인 데다가 용어들도 들어본 듯한 것들이 많다. 전통적 방식으로 예술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한 예술작품들에 관한 이야기이니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b판고전' 시리즈 11권. 전 세계적으로 ‘벤야민 르네상스’ 현상을 가져온 그의 가장 핵심 논저가 이번에 전면 새롭고도 친절한 번역으로 나왔다. 이 책은 본문이 100여 쪽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에게도 이젠 일상어가 된 ‘아우라(Aura)’ 개념을 비롯, 이 아우라에 의거한 예술의 자율성이 붕괴되어 있는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의 성격 문제, 그리고 사진, 음악, 영화가 오늘날 대중의 지각양식을 어떻게 변모시키고 있는지 등의 진단과 전망을 담고 있다.
벤야민에 따르면, 예술은 이제 더 이상 정신집중과 관조의 태도로 임하는 전통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정신을 분산시키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유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집단적 수용 매체이다. 그러나 예술작품의 이 같은 대중적 수용 흐름이 마냥 낙관적이고 민주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현상은 자칫 파시즘의 세력권 하에 놓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정치를 미화하는 정점인 전쟁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벤야민은 이 논저의 말미를 이렇게 매듭짓는다. “파시즘이 행하는 정치의 미화란 이러한 것이다. 이 파시즘에 맞서,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로써 대답한다.”
도서명 |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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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발터 벤야민 |
출판사 | 비(도서출판b) |
출간일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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