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이별하지 못한 사람들의 슬픔을 알고 있다. 제대로 애도되지 못하였으니 제대로 이별할 기회도 갖지 못했고, 그래서 불행해진 사람들의 아픔도 알고 있다. 알고는 있으나 내가 쓰지 못했던 이야기. 권여선 작가가 아름답게 써 내려갔다. 언니 해언을 잃은 동생 다언이 뒤에 남아 언니가 죽은 자리를 좇는다. 해언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푸는 일보다 다언이 다시 환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끝까지 읽었다.
2016년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로 제47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수많은 독자를 매료한 권여선이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레몬>을 출간했다. 삶의 불가해함을 서늘한 문장으로 날카롭게 그려내며 특유의 비극적 기품을 보여주었던 권여선이 이번에는 작품세계의 또다른 확장으로 장르적인 솜씨까지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떠들썩했던 여름, '미모의 여고생 살인사건'이라 불렸던 비극이 벌어지고, 이 사건을 둘러싼 모든 인물의 삶이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세 여성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이 작품은 애도되지 못한 죽음이 어떤 파장을 남기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며 삶의 의미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도서명 | 레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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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권여선 |
출판사 | 창비 |
출간일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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