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뜻밖의 사건이 아니었다. 역병은 문명의 흐름을 수차례 바꿔놓은 보편적인 역사였다. "이 책의 첫 번째 교훈은 역병이 사람들의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역병은 사회의 모든 측면에 끔찍한 파문을 일으킨다. 안토니누스 역병 이후 로마는 급속도로 악순환에 빠졌다."(35쪽) 역병은 몽골 제국의 멸망도 재촉했다. 국가적 위기에는 리더십이 절실해지지만, 예나 지금이나 역병의 무서운 실상을 숨긴채 낙관적인 말만 쏟아내는 지도자들이 존재했다. "갑자기 새로운 역병이 발생하면 과거로부터 배웠어야 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11쪽) 누군가는 전염병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성찰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인류는 역사상 전염병을 어떻게 극복해왔는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못지않게 역사상 인류가 공포에 떨며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전염병 13가지를 해박한 역사 지식을 풀어내며 어떻게 그 전염병들을 극복해왔는지를 살펴본다.
고대 로마에서 창궐했던 안토니누스역병부터 시작하여 가래톳페스트(흑사병), 두창(천연두), 매독, 결핵, 콜레라, 나병, 장티푸스, 스페인독감, 소아마비, 에이즈 등 익숙한 역병뿐 아니라 무도광(舞蹈狂)이나 기면성뇌염(嗜眠性腦炎), 전두엽절제술 등 조금은 낯선 병(혹은 수술 기법)들까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전염병이 발병했을 당시 상황과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생긴 일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처하며 극복해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치료법이나 전염병을 퇴치할 백신보다는, 끔직한 전염병의 발병과 이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면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고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어떤 희생들을 치르며 고귀한 성취를 이루어내어 현재의 문명 세계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하고 경쾌한 어조로 살피고 있다.
도서명 |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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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제니퍼 라이트 |
출판사 | 산처럼 |
출간일 |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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