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단어가 익숙한 맥락에서 벗어날 때, 나는 짜릿함을 느낀다. 내게 가장 짜릿한 시집은 신해욱 시인의 『무족영원』이다. 그의 시는 매우 섬세하면서, 동시에 아주 황량하다. 이 황망함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낯선 단어들로부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집의 가장 뛰어난 점은 이 낯선 감각이 사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무엇이라는 점이다.
정제된 언어와 견고한 형식으로 주목받아온 신해욱의 네번째 시집. 인칭 없는 고백과 시제를 넘나드는 아이러니로 "신해욱의 웜홀"(시인 김소연)이라는 독특한 균열을 선보인 <생물성>(문학과지성사, 2009), "근원이라 할 만한 것에 나아가기 위한 안간힘"(시인 김사인)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은 <syzygy>(문학과지성사, 2014)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신해욱은 지금껏 시도해온 '1인칭의 변신술'을 오롯이 체화하여 스스로를 "반원"('π')의 형상에 가둔다. 다리 없이, 앞을 내다보는 눈도 없이 땅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무족영원류가 되어 자신만의 웜홀을 통해 "세계의 심장"('영구 인플레이션에서의 부드러운 탈출')을 찾아 헤맨다. "채집자나 광부의 마음으로" 시를 쓴다는 한국문학번역원과의 최근 인터뷰에서처럼 심연의 "틈이란 틈을/샅샅이 더듬는 긴 여정"('완전한 마모의 돌 찾기 대회')을 감행하는 것이다.
그 끝에서 시인이 발굴하고자 하는 대상은 바로 '너'다. "수 세기를 건너뛰지 않으면 잡히지 않는 맥박"('과자를 주지 않으면 울어버릴 거예요')처럼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너와의 조우. 그러므로 <무족영원>은 '나'에 대한 탐구로 조금씩 '너'라는 타자를 꿈꾸게 된 시인이 비로소 실족(失足)이라는 투신의 자세로 써 내려간 과감하고 애틋한 고백이다.
도서명 | 무족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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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신해욱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출간일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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