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절대 견딜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움’에 대한 강요다. 그토록 슬프고 무섭다면서 어떻게 정력적일 수 있는지, 마이크를 잡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사람들은 의심하고 심지어는 불쾌해한다. 조용히 있어야 했고 그렇기에 피해자 혹은 유족이 되었는데, 힘듦을 증명하기 위해선 다시 조용히 있어야만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에 그 고통을 카탈로그에 적고 다니는 세일즈맨으로 취급받는다. 이런 종류의 책을 절대 읽지 않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나, 실은 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읽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보통, 영영 그러지 않으니까.
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3월 18일엔 세월호 투쟁의 상징이었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었다.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부터 수년간 이어졌던 유가족의 단식.삭발.도보행진.집회,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광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결정, 그리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지난 5년은 격변의 시간이었고 사건 해결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시간 속에서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떠한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곡진한 기록이다.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도서명 |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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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
출판사 | 창비 |
출간일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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