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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마구 생겨날 때 『환상의 빛』을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남편을 잃은 여인은, 아내를 잃고 아버지와 딸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와 다시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립니다. 그러나 갑자기 삶을 놓아버린 전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 사이에 아이도 낳고 살았지만, 전남편은 살아 있는 동안 아내와 눈을 마주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꿈이나 소망같은 것들을 말할 때 그의 왼쪽 눈은 오른쪽과 반대쪽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살았으나 마주 보지 못했음으로 그를 끝내 잃었습니다. 이 단편소설집에는 네 개의 짧은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상실과 이별에 얽힌 추억을 소재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것의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 중 한 편으로 평가받는 「환상의 빛」의 원작 단편집『환상의 빛』. 표제작인 「환상의 빛」을 포함해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상실과 이별에 얽힌 추억들을 다룬 작품들로 우리가 살면서 불가피하게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로써 삶의 의미를 묻고 인간 존재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서간 문학의 참맛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부치는 편지 형식을 띤 이 작품은 왕복 서한이 아니라는 점에서 온전한 의미의 서간 문학은 아닐지도 모른다. 수취인 또한 이미 이 세상에 없는 남편이라는 점은 그러한 면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하지만 수취인 부재의 편지라는 형식은 발신인의 간절한 질문에 대답해줄 수 없는 주체가 부재한다는 이 소설의 정조인 애절함과 안타까움, 쓸쓸함을 더 한층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란 생각보다 멀지 않으며 죽음은 삶의 외곽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을 수 있다는 이 책의 주제로 볼 때 이 수취인 부재의 편지 형식은 단순히 특정한 개인을 향한 발신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존재를 향한 편지라는 함의를 띤다고도 할 수 있다. 김혜리 씨의 추천의 글대로 이 소설은 ‘기도’에 가까우며 그 기도가 향하는 대상은 어떤 절대자를 향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도서명 | 환상의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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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미야모토 테루 |
출판사 | 바다출판사 |
출간일 |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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