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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록산 게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여자로서도, 페미니스트로도 실패한 사람입니다. 높은 기준에서 보면 불량(나쁜) 페미니스트이겠지요. 그렇지만 나름대로 평등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와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지만 학대와 폭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자기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테드 강연을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 책도 재미있으리라는 걸 금방 아실 테니까요.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를 택하겠습니다. 퍼듀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록산 게이는 페미니즘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내면서 조화로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차이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미니즘이라는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그 기준에 못 맞추면 끌어내리려고 한다면 누구도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술서와 비평 사이, 비평과 에세이 사이를 경계 없이 넘나드는 『나쁜 페미니스트』는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 차별에 관한 아주 사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글쓰기를 시도하는 책이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를 택하겠습니다.” 이는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두렵고 불편하더라도, ‘나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서라도 페미니스트로서의 소신을 지키며 살겠다는 선언이다. 동시에 수많은 규칙과 규범,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하는 근본주의적 페미니즘에 대한 다른 견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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