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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방을 준비 중이고요, 오늘 오전 대표님 여동생님께서 여러모로 따뜻하게 설명해주신 일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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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북마스터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1회   작성일Date 26-03-2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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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제 책방 오픈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아직은 간판도 없고, 문도 없고, 심지어 정확한 위치조차 없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에는 이미 한두 번쯤 문을 열어본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3월 22일 일요일 오전 10시경,

진주문고 본점을 조용히 다녀갔던, 이름 없는 방문자입니다.


그날 저는 사실 별 계획이 없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방문이었고,

아무런 약속도 없이 들른 자리였기에

그저 조용히 서점을 둘러보고 나올 맘이었습니다.

책등이나 몇 권 쓸어보며 슬며시 나올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우연히 4층에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 중이시던

대표님 여동생 되시는 분(이하 선생님이라 부르겠습니다)을 만나뵙게 되었고,

그 만남은 제게 예상치 못한 깊은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약속도 없이 불쑥 나타난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건네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진주문고를 오랜 세월 지켜오시며 느끼신 이야기들,

그 안에 담긴 기쁨과 고민, 그리고 앞으로 방향에 대한 생각들을

차분하면서도 진솔하게 들려주셨습니다.

(웹사이트 인사말에는 진주문고 역사가 30년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

 

40년으로 수정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이에게 그렇게 마음을 열어주심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그 시간 자체가 제게는 큰 배움이자, 오래 기억될 순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남았던 말씀은,

“진주문고 운영 여건상 2~3년 안에 무언가 승부를 보아야 하는 시기라,

고뇌가 깊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에 담긴 마음이란...

단순히 경영상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버텨온 공간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와

그 시간을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함께 담겨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 또한 언젠가 책방을 열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그 말씀을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한참 동안 마음속에서 맴돌았고,

‘나는 과연 어떤 책방을 만들고, 어떻게 지켜갈 수 있을까’

스스로 되묻게 되었습니다.


본점을 방문하기에 앞서, 저는,

진주시립서부도서관과 초전동에 있는 진주문고 분점도 둘러보았습니다.


제3자 시선으로 바라본 진주문고는,

오랜 시간 지역을 지켜온 상징 같은 공간이고, 

겉으로 보이는 진주문고는 충분히 단단해 보였고, 

오히려 ‘이 정도면 잘 되고 있는 곳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5층 건물 규모, 그리고 최근 4층 리모델링까지—

그 외형만으로는 그 안에 어떤 고민이 흐르는지,

쉽게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걱정할 필요 없어 보이는데요?”

 

라는 말을, 속으로는 이미 한 번쯤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진주시 차원에서 별다른 지원이나 협력이 없다는 점도... 놀라웠고요.)


그래서 더 놀랐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그 안에서 흐르는 고민 사이에는

생각보다 꽤 큰 간격이 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어쩌면 쓸데없는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자리에 있다면,

조금은 솔직해져 볼 것 같다고요.


조금은 꺼내 보이고,

조금은 도움을 청하고,

조금은 함께 고민할 사람들을 불러 모아볼 것 같다고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완벽한 이야기보다는

진짜 이야기에 더 오래 머무르니까요.


그리고 그 마음들이,

한 번 스치고 지나가는 관심이 아니라 

조금 더 오래 남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관심이 단순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진주문고가 걸어온 40년 시간 위에

앞으로 40년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새로운 시작이 되리!

생각 듭니다.


진주문고 본점 3층 한 켠에, 

서점을 주제로 한 책들이 모여 있던 자리에서

<서점을 둘러싼 희망>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책 겉면에 적혀 있던 손글씨...


“서점이 죽어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미래는 있다고 본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서점을 지켜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단단한 믿음과 조용한 의지가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그 문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서점은 ‘책 판매’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믿음’으로 버티게 되는 공간이 아닐까— 하고요. 

 

그래서인지, 저 또한 책방을 열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조금 더 막막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옛말에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고 하지요.

아직 책방 문 하나 제대로 못 연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게

조금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그날에 든 여러가지 생각들이 

그냥 제 안에서만 머물기에는 조금 아까워서요. 

 


혹시라도 이 글이 불편함을 드린다면

언제든 삭제하거나 수정해주셔도 괜찮습니다.

 

kbookmaster@proton.me 

(저는 매주 주말 저녁에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글, 시작과 끝에는

오직 감사한 마음만이 있음을...

아무쪼록 선생님에게 감사 드리는 마음을 전하고자 쓴 글이니,

부디 오해 없으면 좋겠고요,

(사실 이 글이 정말로 전달될지 어떨지도 모릅니다. ^^;)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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